*사귀기 전의 카무나츠입니다.
꿈이란 건 잠을 자고 있는 중에도 뇌의 일부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기억이나 정보를 무작위로 자동 재생하는 것을 말한다. 꿈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가능하다. 예를 들자면 한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된다거나, 히어로 만화에 히어로가 된다거나 또는 일상생활에서 전혀 하지 못할 일들을 겪는다거나 등등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또 하나, 친구인 사람과 연애 한다는 꿈을 꾼다면 어떤 느낌일까. 꿈에서는 전혀 이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지는 못한다. 그런데 이 꿈에서 깨어나면 그 순간, 그 꿈이 현실이 아니라는 진실과 이런 꿈을 꾸었다는 그 현실에 망연자실하게 된다. 그게 지금의 내 상태다. 편의점 알바생인 내가 그 대단한 녀석이랑 연인 사이가 되는 꿈을 꾸다니 이건 진짜 아니다.
“피곤해..”
그 꿈을 꾸고나서 일어난 후 잠을 못잤다. 왠지 그대로 다시 자버리면 그 꿈을 이어서 꿀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피곤함이 몰려오는 탓에 작게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 손님도 없는 편의점 안에서 기껏 하품을 해도 누구에게 보일 일이 없으니깐 말이다.
“안녕-”
“어 안녕..우왓-!! 너..너 언제 왔어?!”
“금방- 그보다 하품 하는 거 다 봤어. 그렇게 느긋하게 일해도 되는거야?”
“손님도 없고 하품 한 번한건데..괜찮으니깐. 그보다, 카무이는 일 안가?”
“오늘 일 없거든-”
“아부토 씨한테 다 맡기고 온거아니야?”
“그래서 말이지, 오늘은 뭐해?”
“와.. 진짜인가보네..”
갑자기 찾아온 카무이의 방문에 나는 카무이와 이야기를 나누면 알바를 계속 진행했다. 오늘따라 손님이 없어서 그런지 둘이 같이 있는 시간이 꽤나 길었다. 그러다 문득, 그 꿈이 생각났다.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계속 말을 이어나가는 카무이의 모습에 꿈에서 본 카무이와 같이 겹쳐지더니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렸다. 미쳤나보다. 이게 현실이랑 착각하면 안되는 걸 착각하고 있다니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에 머릿 속에 든 잡 생각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너 어디 아파?”
갑자기 불쑥 얼굴을 들이댄 카무이의 행동에 나는 놀라며 그대로 굳어버렸다. 갑자기 얼굴에 열이 확 올라왔고 그대로 가만히 카무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러고보니 카무이 얼굴이 잘생긴 건 예전부터 알고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 사람이랑 절대 연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 건 바로 카무이의 지위와 외모이기도 했다. 카무이는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이다. 우주에서 제일 잘나가는 악당 중 한 명이자 우주해적 하루사메 7사단 단장인 그런 사람이 연애? 전혀 그런 일은 없다. 그리고 저런 외모를 가지고 나와 사귀다는 것 자체가 제일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저런 외모에 여자 한 두명은 따라다닐 것 같은데 카무이와 아는 사이가 되고나서 그런 일은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 제일 신기한 일이다.
“왜 아무 말도 없어? 진짜 아픈가? 인간은 아프면 안 좋다면서 병원 안가도 돼?”
카무이의 그런 상냥한 말이 정말이라도 내가 카무이의 애인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그런 생각에 조금이라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로 카무이 애인이면 어떤 기분이 들까? 카무이는 분명 애인에게 친절하게 대해줄 것이다. 그야 나한테도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는데 그 애인이라는 사람에게는 이것보다 더 몇 배씩이나 다정하게 대해줄테니깐 말이다.
“나츠무..?”
“아..미안, 잠깐 딴 생각을 하느라..”
“놀랐네. 갑자기 가만히 멍 때리고 피곤해서 어디 나사 하나 빠진 거 아니야?”
“아니야.. 그냥 진짜 생각할 게 있어서 그래.”
“흐음..그렇다면 뭐 어쩔 수 없지.”
카무이는 금새 내 상태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자기 자리로 가 앉았다. 아까 먹고있던 젤리를 한 개씩 입에 넣으며 오물오물 거렸다.
“저기, 카무이 궁금한 게 있는데.”
“움? 뭔데?”
“카무이는 애인이 생기면..어떨 것 같아?”
그 말에 카무이는 생각 조차 하지않은 것인지 바로 답을 나에게 전달해주었다.
“그보다 애인 생기면 귀찮잖아? 그것보다는 싸우는 쪽이 더 즐거워. 아, 물론 밥 먹는 것도 즐겁지만-”
“진지하게 좀 생각해봐-”
“진지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거인걸?”
거짓 하나 섞이지 않은 카무이의 말에 나는 눈을 깜박이며 카무이를 쳐다보았다. 카무이는 그런 나에게 관심 조차 주지않은 채 젤리를 먹으며 계속 말을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그런 사랑이란 거, 난 잘 모르겠어. 사랑 때문에 매달리는 건 싫잖아? 오히려 피곤할 것 같고.”
“그렇구나..”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어..? 아니 카무이는 잘생겨서 애인 정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
“아직은 싸우는 게 좋거든- 아, 내 만족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조금 다르겠지만-”
그렇게 말하며 웃는 카무이의 말에는 정말 거짓하나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한 말에는 전부 거짓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 이런 카무이하고 무슨 연애야- 그보다, 카무이를 연애 상대로 꿈을 꾼 내가 이상했던 것이지. 얼른 잊어버리고 카무이랑 같이 뭐라도 먹으러 가야겠다. 그런 생각과 함께 나중에 깨닫게 될 진실도 모른 채 나는 그런 하루를 지나쳐갔다.
'DREAM > CREA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무나츠 [파티] (0) | 2020.04.25 |
---|---|
카무나츠 [악몽] (0) | 2020.04.25 |
카무나츠 [인형] (0) | 2020.04.25 |
카무나츠 [단 한순간조차 질투] (0) | 2020.04.25 |
카무나츠 [화이트데이] (0) | 2020.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