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와서는 갑자기 이렇게 부탁받게 될 줄은 몰랐다. 아무리 급한 일이라며 내가 필요하다고는 했지만 전혀 몰랐다. 이런 일이 될 줄은 말이다. 이런 복잡한 상황이 된 건 바로 불과 몇 시간 전이다. 오늘 알바가 없던 나는 간만에 즐기는 여유에 카부키쵸를 돌고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해결사를 만난 것이다. 카무이의 동생이자 친한 카구라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카구라는 뜬금없이 내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줄 수 있냐라는 말을 건내왔다.
사실 카구라에게 내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게 됬을 때에는 너무나도 기뻤다, 나는 카구라의 손을 잡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카구라가 하는 일에 내가 필요로 한다면 뭐든지 도와줄게-! 라며 아무런 의심도 없이 쫒아갔다. 그러자, 왜 촬영장인가. 도착한 우리를 본 어떤 사람이 나를 가리키며 나보고 따라오라했다. 나는 멍한 상태로 그대로 따라가자 어찌저찌 옷을 받은 채 이 옷으로 갈아입으라고 했고 사람들의 재촉에 어쩔 수 없이 갈아입고 나왔다. 그리고 옷을 입고 나온 나에게 한 말은 이거였다.
“네!? 그런 알바를 왜 의뢰로 받은거에요!? 저 한번도 잡지 모델 해본 적 없단말이에요!”
“하하…그게…”
이 사람들 또 돈이 필요해서 아무 일이나 맡은 게 틀림없다. 분명 돈은 넉넉히 줄 테니 사람 한 명 데리고 오라는 그런 의뢰가 분명했을 것이다. 간절히 부탁하는 해결사들의 태도에 나는 어쩔 수 없다며 이번 한 번 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해본 적 없던 잡지 모델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포즈를 취하면 어색하기만 했고 여러 번 찍으면 옷을 바꾸고 다시 새로운 포즈와 표정을 지어야만 했다. 몇 시간이 지나자 나는 거기서 나올 수 있었다. 수고했다며 꽤 짭짤한 보상도 받기는 했지만, 명함도 받아버렸다.
“꽤 인물도 좋고 조금만 더 이쪽에서 일하면 인기도 많은 타입인데, 한번 해보지않을래?”
“죄송해요. 오늘은 해결사들한테 부탁받고 온거라서요. 그리고 저는… 그런 일 잘 안 어울리는걸요.”
그렇게 정중한 거절과 함께 무사히 지나가는가 했더니…내가 알바하는 편의점에 내가 표지 모델로 쓰인 잡지가 들어온 것이다. 심지어 그 잡지는 되게 인기있거나 유명한 사람들을 데려다가 쓰는 잡지였다. 그런 잡지에 내가 표지 모델로 들어가다니 이거 완벽하게 뒷통수를 맞아버렸다. 차마 집어던지고는 싶지만, 함부로 편의점 잡지를 망가뜨리면 내가 지불해야했기에 어쩔 수 없이 한숨만 내뱉었다. 이 잡지를 본 점장님도 당황하셨다.
내가 그런 일을 하는 줄은 몰랐다며, 이러다가 우리 편의점에 사람들이 잔뜩 몰릴 것 같다며 호쾌하게 웃으셨다. 점장님…그렇게 웃을 일이 아니란말입니다! 몇몇 사람들은 정말 편의점에 들어오고 나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잡지의 효과(?) 덕분에 평상시보다 피곤했다. 머리를 쥐어싸며 편의점을 나오자 밖에서 기다리던 카무이가 나를 향해 웃어보였다. 카무이를 보니 그나마 피곤했던 하루가 조금은 개운해진 것 같다.
“피곤해? 업어줄까?”
“괜찮아- 조금 신경쓰이는 일이 있어서…”
“무슨 일인데?”
“아, 그게…”
카무이에게 손에 잡지 하나를 쥐어주었다. 그러자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금새 표지를 보고는 움찔거렸다.
“여기 나츠무랑 꽤 비슷한…”
“그거 나야…”
그 표지의 주인공이 나라는 말을 듣고는 놀란 표정을 짓다가 금새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왜 찍은거야?”
“해결사 사람들이 부탁을 해서… 카구라가 내가 꼭 필요하다면서 부탁을 했는데 그런 일인지는 몰랐거든. 이번 한번만 눈 감고 찍었더니 이 잡지인 줄은 전혀 몰랐어. 카무이…?”
카무이가 갑자기 방향을 틀자,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내가 사는 집 방향과는 전혀 반대 방향이었다.
“어…어디가?”
“해결사 죽이러.”
그 말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카무이를 막아섰다. 카무이는 활짝 웃어보이고는 있지만, 나는 알아버렸다. 지금 카무이를 해결사로 가게 놔둬리면 누가 하나 죽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을 말이다. 최선을 다해 카무이를 말렸다.
“내..내가 하겠다고 한거야-! 부탁은 했지만…”
“그러니깐, 그런 부탁한 녀석을 죽이러가야지.”
“카무이도 좋잖아-!? 볼 수 없던 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 말에 카무이가 걸음을 멈추고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되게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을 해왔다.
“그래서 싫어. 그런 볼 수 없던 모습,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보는 게 싫다고. 잡지란 거…모든 인간들이 보는 책 같은 거잖아? 그러면 나츠무를 볼텐데 그러다가 인기가 더 많아져서 다른 새..녀석들이 나츠무한테 관심을 가질 거 아니야? 나츠무는 내 꺼인데-”
질투…비슷했다. 카무이가 질투하고 있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있었다. 하지만, 이런 일에도 질투한다는 게 뭔가 신기했다.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기 시작한 카무이는 어쩔 줄 몰라했다. 그런 나는 카무이의 얼굴을 잡아당기고는 웃었다.
“걱정마- 질투 같은 거 안해도 네 옆에 거머리처럼 붙어있을게-”
내 말에 카무이의 표정이 조금씩 풀리더니 금새 다시 웃어보였다. 이런 상황이 자신도 뻘쭘했던 것인지 머쓱해하며 나에게 다시 말을 건냈다.
“푸딩…먹으러갈래?”
“응-!
진정한 카무이의 손을 잡고는 우리 둘은 익숙하게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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