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 화이트데이 기반 소설입니다.
2월 14일, 연인들끼리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초코렛을 나누는 그런 발렌타인 데이. 그리고 3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의 보답으로 초코렛 대신 사탕을 나누는 그런 사랑이 가득한 날이 다가왔다. 근처 가게들은 화이트 데이라며 화이트 데이에 맞게 주변을 꾸미고 상품을 준비했다. 내가 알바하고있는 편의점 마저 비슷했다. 나름 기념일이라면 이쁘게 포장된 사탕 선물들을 편의점 안에 진열해놓았다. 그렇게 진열된 선물들을 보니 괜스레 뿌듯했다. 뿌듯한 마음으로 카운터로 돌아가니 카운터 위에는 사탕 하나가 놓여져있다. 여전히 인기많은 사탕 브랜드 중 하나이자 흔히 볼 수 있는 자두 맛이었다.
오늘 편의점 출근을 하자마자 화이트 데이라며 점장님이 선물해준 선물이다. 점장님은 자주 선물을 주셨다. 지난 발렌타인 데이에는 초코렛을 주셨고, 가끔 오늘도 수고했다며 내가 제일 좋아하는 푸딩을 주시기도 하셨다. 오래 보기도 했고 나름 여기 편의점에서 제일 오래 일한 사람이라 그런걸까나. 하지만, 다른 알바생들한테 하는 행동을 보면 나에게 하는 행동과 비슷했기에 오해의 요소는 전혀 없었다. 작은 자두 맛 사탕 껍질을 바스락거리며 까보이고는 한 입 크기의 사탕을 입 안에 쏙 넣었다. 그러자, 달달하게 퍼지는 자두의 맛이 나름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입 안에서 퍼지는 자두의 맛을 감상하고있을 때, 손님 한 명이 들어왔다.
“어서오세요.”
편의점에 들어온 한 손님은 내 인사에 살짝 꾸벅거리고는 금새 코너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별로 지나지않아 금새 손에 무언가를 쥐고선 다가왔다. 손에 쥔 물건을 놓자 화이트 데이 기념으로 1+1 행사를 하는 사탕이었다. 거기에 맞게 2개를 내려놓고는 나는 익숙하게 계산을 했다. 조용한 편의점 안에서 포스기 소리만 띡- 띡하고 울리고는 동전 소리도 작게 들렸다. 계산을 다하고는 손님이 나갈 줄 알았더니 나가지 않고 내 앞에서 뭔가 우물쭈물 거리고있는 것이다. 무슨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에 나는 손님을 불렀다.
“저기, 손님? 어디 무슨 문제라도…”
내 말에도 아무 말 없이 힐끗거리면 나와 눈을 마주쳤다. 점점 이상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손님이 드디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기…”
“아, 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이거 하나 받아주세요…”
카운터에 아직 놓여진 사탕 중 하나를 나에게 건내는 손님이었다. 그 행동에 나는 당황했다. 솔직히 이런 손님들의 행동에 항상 놀란다. 솔직히 받기도 곤란하고 거절하기도 곤란했다. 거절한다면, 예전처럼 어떤 보복이 날라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받는다는 선택지가 제일 더 곤란하다. 더 곤란한 쪽을 선택할바에 차라리 곤란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나는 미소를 살짝 지으며 말을 건냈다.
“죄송합니다, 손님. 손님한테 이런 선물 받는 건 좀 곤란해서요.”
“그..그래도 이거 받아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나츠무 씨한테 반해서 꼭 드리고싶습니다!”
고개를 숙이며까지 부탁하는 손님의 모습에 나는 어버버해졌다. 하지만 거절은 해야했다. 그게, 그나마 맞는 행동이니깐 말이다.
“죄송합니다, 그 마음도 선물도 받아줄 수가 없는걸요. 사귀는 사람이 있어서…”
내 말에 그런 건 전혀 몰랐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당연하다. 누구랑 사귀는 걸 누구에게나 말하는 사람은 아니니 말이다. 내 주변 사람들 중에는 점장님이나 해결사 사람들, 오타에 정도일려나. 나는 다시 한번 정중한 거절을 한 채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러자 손님은 다운된 목소리로 말을 건내왔다.
“아...그렇군요...”
“아…하하,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그럼 수고하세요.”
그 손님은 결국 두 개의 사탕을 들고 편의점을 나갔다. 손님이 나가고는 한숨을 돌렸다. 이 장면을 카무이가 봤다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 지난번에 점장님이 아닌 손님이 준 선물을 들고 카무이를 반겼더니 미세하게 표정이 구겨진 게 내 눈에 보였다. 표정이 구겨졌다는 말은 안했지만 카무이는 아마 기분 나빳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번은 오늘처럼 어떤 손님이 나와 사겨달라며 정성스럽게 포장된 꽃다발을 나에게 건내는 장면을 본 카무이는 그 자리에서 그 손님을 죽일 뻔 하기도 했다. 나름 참은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전치 6주로 사람을 그렇게 죽일 듯이 때렸다.
카무이를 막아서고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무마했고 모든 치료 보상 등은 내 돈으로 협상하려했지만, 내가 하기도 전에 카무이가 나 대신 치료비 등 돈을 다 지불하고는 끝내버렸다. 가끔 이런 일이 발생하면 무섭기는 하지만, 정말 가끔 일어나는 일이다. 요즘은 카무이가 그러는 걸 보지도 못했고 자기도 노력하고 있다며 나한테 칭찬까지 해달라는 카무이였다. 그런 카무이가 나는 대견스럽기만 했다.
“갑자기 보고싶네…”
짧게 카무이 생각을 했더니 금새 보고싶어졌다. 폰에서 카무이와 대화한 메시지를 보며 나름 나의 방법으로 달랬다. 카무이가 보고싶기는 하지만, 보지는 못한다. 지금은 분명 일을 하고있을테고 일 하던 도중 나에게 전화가 오면 금새 나에게로 와주는 좋은 사람이지만, 아부토 씨에게는 꽤나 고역이다. 갑자기 이동 방향을 지구로 돌린다거나 하던 일을 멈추고 나를 보러오는 카무이 때문에 일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런 죄송스러운 마음에 왠만하면 카무이가 일이 끝났다는 문자나 전화가 없을 때는 연락하기가 곤란해진다. 그래도 이런 날에는 연락하는 게 좋겠지? 라는 생각에 익숙하게 카무이의 전화번호를 꾹- 꾹- 눌렀다. 신호음이 두 번 정도 지나고는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와-! 나츠무-! 전화해주고 엄청 기뻐-”
“안녕, 카무이- 거기는 어때?”
“여기는… 하늘이 맑아.”
“맑다고?”
카무이의 말에 당황했다. 카무이가 있어야 할 곳은 우주였다. 분명 주변 배경도 하늘마저도 어두워야했다. 그런데 밝다니, 어디 다른 행성이라도 도착한걸까나?
“응, 나츠무 머리 색처럼 말이지. 보고있으니깐 나츠무가 보고싶다.”
“그렇다고 바로 여기로 달려올 생각은 하지마… 아부토 씨가 되게 피곤해하신단말이야.”
“걱정마, 오늘은 그런 일 없을테니깐.”
그 말과 동시에 편의점 문이 열리자 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익숙하게 우산을 접어보이며 나에게 밝은 미소를 건내는 카무이가 내 앞에 있는 것이다. 웃으면서 나에게 손을 흔들었고 나는 다급하게 전화 종료 버튼을 눌러 카무이에게 말을 건냈다.
“카..카무이? 여기 어떻게…”
“일이 빨리 끝나서 나츠무 보러왔어. 이번에는 아부토한테 일주일 휴가도 받았는걸-? 그보다, 나츠무가 아부토 녀석 걱정하는 게 좀 불만인데- 남친은 나인데 왜 그녀석 걱정하는 걸 신경쓰는거야?”
“그야…카무이랑 항상 같이 다니는 사람이고, 부단장이잖아? 그보다, 일주일 휴가면…일주일 동안 지구에 있는거야?”
“응, 일주일 동안 나츠무랑 지구에 있을 수 있어- 그리고 부단장이라고 그 녀석 신경 쓸 필요는 없어-”
툴툴거리면 익숙하게 내가 있는 카운터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금새 나를 껴안는 카무이다. 오는 동안 햇빛을 맞아서 피곤하다는 등 여러 말을 건내며 자연스럽게 나를 껴안고는 기대기시작했다. 이런 카무이를 볼 때 만큼은 왠지 모르게 어린 아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웃으면서 카무이의 머리를 쓰다듬했다. 부드러운 머릿결에 천천히 쓰다듬어지는 기분이 좋은 것인지 카무이는 살짝 미소지었다. 그런 카무이의 미소를 볼 때마다 피곤한 건 금새 날아가버린다. 카무이랑 같이 집에 갈 생각에 시간을 보니 벌써 퇴근할 시간이었다. 카무이는 항상 퇴근할 시간에 맞춰 나를 보러오거나 마중을 나와준다. 아마 카무이도 그 시간에 맞춰 나를 봐주러 와준다는 게 고마울 따름이다.
다음 알바생에게 전달할 것을 건내주고는 카무이와 같이 편의점을 나왔다. 카무이는 나오자마자 익숙하게 우산을 폈다. 아무래도 햇빛에 약한 야토는 이 지구가 불편할 것이다. 그런데, 카무이는 그런 불편함에도 아무런 투정도 없었다. 이런 사소한 것들 마저 왠지모르게 호감이 가는 나였다. 집에 도착하고는 익숙하게 거실 한 가운데에 앉아보인 카무이를 보니깐, 왠지 모르게 손님이 아니라 여기에 같이 사는 사람같았다. 주방에서 가볍게 차 한잔을 타고는 서랍에 있던 작은 상자를 꺼냈다. 이쁘게 포장 된 상자 안에는 개별 포장마저도 정성스럽게 포장된 사탕들이 여러 개 들어있다. 카무이에게 줄 화이트데이 선물이다. 솔직히, 카무이가 화이트 데이에 맞게 올 줄은 몰랐지만, 어쨌든 늦더라도 주고싶었던 선물이었다. 다행히 날짜맞게 선물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해졌다. 카무이 앞에 차를 건내주고는 그 옆으로 상자를 살며시 건냈다. 찻잔을 잡으려던 카무이의 손과 눈이 금새 상자로 향했다.
“이게 뭐야?”
눈을 깜박거리며 상자를 이리저리 보기시작했다. 그런 행동에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화이트데이 선물-”
“화이트데이 선물? 그거 원래는 남자가 여자한테 주는 거 아니야?”
“꼭 그러라고 정해진 건 아니잖아? 카무이한테 한번 정도는 화이트데이 선물 주고싶었고말이지-”
“고마워, 나츠무- 나 감동받았어.”
웃으며 상자를 열어보이자, 사탕 한 개를 금새 입 안에 넣어보였다. 사탕을 맛보기 시작한 카무이의 볼은 한 쪽만 볼록하고 튀어나왔다. 맛있게 먹는 카무이를 보니 나도 기뻤다. 역시 준비하기를 잘한 것 같았다. 입 안에 있던 사탕을 벌써 다 먹은 것인지 다른 사탕의 포장지를 까보였다.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웃어보였다.
“나츠무도 하나 먹을래?”
“난 괜찮아. 카무이 많이 먹어.”
“그래도 나츠무도 하나 먹어-”
내 입술에 갖다댄 사탕을 거절할 수는 없었기에 입 안으로 넣었다. 그러자, 아까 먹은 자두 맛과는 전혀 다를 정도로 강하게 올라오는 딸기 맛에 금새 맛에 빠져들었다.
“맛있다-”
“그치? 무슨 맛이야?”
“이거, 딸ㄱ…”
금새 가까워진 얼굴에 놀라 흠칫했지만, 움직이지는 못했다. 그렇게 잠깐 가만히 있다가 짧게 입술에 입 맞추하고는 씨익 웃는 카무이였다.
“딸기 향 제법 난다.”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멀어지며 다른 사탕의 포장지를 까며 입 안에 넣는 카무이였다. 그런 카무이의 거침없는 행동에 놀라기도 했지만,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게 더 문제였다. 열이 올라서그런 것인지 얼굴 붉어진 것 같다.
“내일 뭐할까?
“내일 같이 데이트할까?”
나를 빤히 바라보며 웃는 카무이의 모습에 나는 웃어보였다. 그게 우리의 짧은 화이트데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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