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Z 기반 소설입니다.
학교에서 여자들끼리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 다같이 잡지를 보는 건 평상시에도 있던 일이다. 그러다가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면 서로 그 관심사를 공유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오늘도 평상시와 똑같았다. 최근들어 연애에 관련된 잡지 기사가 유행을 타게되면서 학교 여자들 사이에서도 연애 관련이야기가 꽃을 피우게 되었다.
“그래서 말이지- 나츠무는 관심있는 사람있어-?”
“…응? 뭐라고?”
“얘 또 딴 짓 했다, 했어- 요즘들어 멍 때리는 일이 상당하신데, 이 언니가 고민 좀 들어줄까?”
“무슨 언니는…같은 나이잖아- 그리고 고민 같은 건 없는 걸- 그보다, 뭐라고했는데?”
“나츠무는 관심있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말이지-!”
“글세….다?”
반 친구들의 시선 집중에 나는 멋쩍게 웃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반응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세상에-!! 나츠무 관심있는 사람있구나-!?”
“아니, 그 대답 하나로 어떻게 아는건데!?”
“후후…이 언니는 뭐든 다 아는-”
“그것보다-! 나츠무가 관심있다는 그 사람이 누군데!? 우리학교?!”
수없이 밀려오는 질문들에 허둥지둥되다가 결국 하교 종이 치자마자 그 누구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가방을 챙겨 그 자리를 벗어났다. 다행히, 애들이 따라오기 전에 먼저 도망친 건 확실한 것 같다. 그보다, 그 말 한마디로 어떻게 내가 관심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눈치챈건데!? 무슨 신력이라도 가진거야!?
“나츠무-!”
“으아악-!?!?”
뒤에서 누가 어깨를 콕콕 찌르며 내 이름을 부르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방을 휘둘렀다. 그리고는 가방으로 정면을 강타당한 더듬이 하나가 보였다. 더듬이? 아…설마…
“하하…나츠무, 모르는 사이에 반응이 되게 빨라졌네…?”
“으아아-! 미안해, 카무이-!! 어디 안 다쳤어!?”
“하하하-”
급하게 주머니 안에 있던 반창고를 꺼내 볼 위에 붙여주었다. 안그래도 코 위에 붙은 반창고도 하나 있는데 볼에다 하나 더 붙이니 뭔가 장난치다가 다친 장난꾸러기같아 보였다.
“하하- 되게 귀엽다, 카무이-”
“엣…어디가…?”
“아니- 그냥-”
카무이는 내가 도대체 왜 웃는 것인지 이해가 안되는 것인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볼을 긁적이며 나를 쳐다볼 뿐이었다. 관심있는 사람이니 뭐든 귀여워보이는 게 정상인 걸까나. 그렇다- 친구들에게 둘러쌓여 관심이 사람이 누구냐고 추궁받았을 때, 내 머릿 속에 떠오른 사람은 카무이였다. 카무이는 나랑 다른 학교지만, 우연히 알바하는 곳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 이후, 카무이의 다양한 면을 알게되었다. 일단 처음으로는 나와 같은 반인 카구라와 남매라는 것과 무서운 사람들이 잔뜩있는 야토공고 짱(?)을 먹었다는 점을 말이다. 그리고나서 처음 봤던 인상과 다르게 미소가 이쁘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 미소에 내가 반한 이유도 있지만 말이지- 그보다, 이 사실을 카무이는 전혀 모르겠지-
“그보다, 그렇게 급하게 어디가려고 했던거야?”
“아, 그게- 어딜 가려고했다기보다는 도망쳤다고 해야하나…?”
“도망쳐? 누가 나츠무 괴롭혀? 아니면, 이상한 남자라도 꼬였어?”
“다 아니야- 그냥, 반 친구들이 뭐 좀 물어봤는데 답하기가 곤란해서…”
“헤에- 무슨 질문이었는데?”
“그…그건 비밀-!!”
“에에- 나한테만 항상 비밀이고- 나츠무는 너무 비밀이 많다니깐?”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들켰습니다- 라고 그걸 어떻게 대놓고 장본인 앞에서 말을 해! 이거 카무이가 알아버리면 바로 공개 고백이란 말이지… 아직 그런 준비도 안됬고- 그보다, 카무이가 날 친구로만 생각하는 것단 말이지. 그런 상태에서 이런 관계를 깨버릴 수는 없다. 고백을 못해도 친구만으로도 좋으니깐, 지금은 카무이 옆에 나란히 서있고싶다.
“미안- 나중에 알려줄게-”
“그럼- 비밀 안 물어보는 대신에 나랑 같이 카페가자-”
“카페…? 카무이, 카페 싫어하지않아-?”
“아…그렇게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좋아하는 것도 아닌걸. 그냥, 카구라 녀석한테 나츠무가 새로생긴 카페에 가고싶어한다는 걸 들어서말이지-”
“그…그래? 좋아- 같이 가자-”
“그럼 지금이라도 갈까? 오늘 알바 없는 걸로 알고있는데-”
“응! 그보다, 카무이네 학교…우리 학교랑 완전 반대 아니야? 여기 어떻게 있는거야-?”
“나츠무 마중하러 걸어가다가 나츠무가 가방을 날려버려서 말이지-”
“읏…그건 정말 미안해-…”
“하하- 괜찮다니깐-”
그래, 지금 이렇게 만이라도 카무이 옆에 서있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언제 내 마음을 전할지도 모르니깐. 그래도, 늦더라도 카무이가 내 마음을 눈치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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