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Bobblehead Bunny Ari Dream
  • 카무나츠 [신혼일기]
  • 2020. 4. 25. 01:26
  • *원작 완결 후 설정입니다.






    따스한 이불 안에서 꿈틀거렸다. 아침이라면 절대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을 정도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있기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어섰다. 눈을 뜨고 주변을 살펴보니, 방 안에는 나 혼자였다. 분명 몇 분 전까지는 카무이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몇 분 사이에 벌써 나간걸까나. 그렇게 생각하고는 잠도 깰 겸 세수를 하러가자 무언가의 벽에 부딪혔다.

     

    “아야… 무슨 벽이 단단하지 않아…카무이-?”

    “좋은 아침- 나츠무는 역시 아침에 약하다니깐- 조심해, 미끄러지면 위험하니깐-”

     

    아까는 벽이 아니라 카무이의 몸이었구나. 멍한 상태로 고개를 끄덕이며 찬물로 세수를 했다. 이제야 정신이 드는 것 같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나오자마자 카무이가 일어선 채 무언가를 계속 고민하는 게 눈에 보였다. 천천히 다가가고는 뒤에서 카무이의 허리를 껴안았다.

     

    “무슨 고민해-?”

    “그게 말이지- 예전 기억 삼아서 기모노가 나을지 아니면 평소랑 같이 치파오를 입을지 고민 중이야-”

    “…그거 내 옷이잖아…?”

    “응-! 그래서, 둘 중에 뭐 입을 거야-? 나는 둘 다 좋지만-!”

    “보통, 그건 내가 고민하는 거 아니였나? 둘 중에 뭐가 더 좋은데-?”

    “으음…고르기가 어려운데- 역시, 치파오 일려나-?”

    “그럼 그걸로 입어야겠다-”

     

    원래 내가 입던 옷은 분홍색 기모노였지만, 2년 전 모종의 이유로 카무이와 같이 살게되면서 치파오로 갈아입게 되었다. 사실 상 카무이가 선물해 준 옷이기도 했다. 카무이의 바램이기도 했던 치파오 입은 모습이 보고싶다면서 나에게 붉은 빛이 가득한 치파오를 선물해줬다. 그 이후로 치파오를 입는 게 일상이 되었다. 가끔가다가 기모노를 입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가끔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치파오가 편하다는 생각 밖에 안든단말이지- 그와 동시에 달라진 점은 옷 뿐만이 아니었다. 머리가 바뀌었다. 카무이의 말 한 마디에 나는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카무이보다 짧기는 하지만, 그래도 요즘 카무이가 내 머리를 자주 만지작거리면서 좋아하고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머리가 긴 건 너무 오랜만이라 살짝 묶고만 다니고 있다.

     

    “카무이- 오늘 일은?”

    “으음- 대충 서류 정리만 남은 것 같은데…?”

    “그러고보니, 어제 밤새면서 같이 정리했지…?”

    “응- 결국 나츠무가 책상에 엎드린 채 뻗어버렸지만-!”

    “그 버릇은 어디 안가는 것 같아…도와준다면서 항상 뻗어버렸지-”

    “연애 초기 때도 그랬어, 나츠무는-”

     

    연애 초기 때부터, 카무이의 서류 정리를 도와주고는 했다. 현재, 결혼을 하고 신혼 생활 중임에도 불구하고 카무이의 서류 정리를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버릇 때문에 도와주기는 커녕 오히려 민폐가 되는 건 아닐지 모를 정도였다. 이상하게 카무이의 서류 정리를 도와주기 위해 카무이 책상에만 앉으면 그렇게 잠이 잘 온다. 분명 내가 불면증에 걸려도 카무이의 책상에 앉으면 1분만에 불면증이 사라지는 그런 마법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신기했다. 그래서, 연애 당시에는 카무이가 일하는 방 안에 침대를 마련하기도 했었다. 오로지, 나를 위해서 말이지- 그런 모습을 보면 카무이는 정말 다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나 한정이라는 것이였다. 아부토 씨가 “아가씨 한정으로 저러는 거니깐- 다른 여자나 다른 사람들은 거들떠도 안 본다니깐-?” 그런 말에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카무이와 여러 시간을 같이 지내게 되면서 아부토 씨의 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다른 카무이의 모습에 싫다는 건 아니다- 뭐랄까, 이걸 카무이가 들으면 이상하게 생각할지 어떻게 생각할지 전혀 모르지만…나에게만 잘해주는 그 모습이 소유욕이란 걸 처음으로 느꼈다. 나한테 그런 게 있는지도 카무이 때문에 처음 알았다.

     

    “아침 밥 뭐 먹을래-?”

    “나츠무… 요리 할 거야..?”

    “카무이 도와주기만 할 거야…”

    “응- 그럼 다행이다!”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야?!”

    “하하…미안-”

     

    예전부터 카무이는 내가 주방에 들어서는 걸 무서워하기 보다는 반대했다. 예전에 한번 카무이를 위해 몇 번 요리를 한 적이 있다. 평소에도 손재주가 없던 사람인데 요리를 잘하겠나…전혀 아니다. 그 쉽다는 계란후라이도 태워먹을 정도면 난 정말 요리에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는 걸 자각했다. 그래도 몇 번 정도는 카무이가 먹어준 적은 있지만, 그 타서 몸에 안 좋은 걸 먹는 카무이를 보자니 내 스스로 카무이를 괴롭히는 생각이 들어 그만둬버렸다. 그 이후, 연애 시기에 카무이 방에서 자고 가는 날에는 주로, 카무이가 요리를 해줬다. 몇 번 요리를 해봤던 것일까나- 생각보다 요리를 잘하는 모습에 놀랐고 맛도 상당히 괜찮았다. 그렇게 요리는 카무이가 자연스럽게 맡게되었다. 신혼이 되고나서는 더더욱 요리는 카무이가 맡게 되었다. 가끔, 내가 요리를 할 때에는 카무이가 옆에 꼭 붙어있다. 카무이의 말로는 다칠까봐, 위험해서 등등 여러 말이 나오지만, 그 중 하나는 분명 이상한 무언가를 만들까봐 두려워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츠무, 오늘 뭐할거야-?”

    “으음- 밀린 청소랑 빨래, 그리고 카무이 구경하기-?”

    “하하- 그건 평소에도 하던 거잖아-?”

     

    그렇게 웃으며 카무이가 내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평소 하던 거라도 매일매일 카무이 구경하는 거는 색다른 느낌인걸-?”

    “헤에- 그럼 오늘은 평소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겠네-”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응, 알겠어- 애인님.”

     

    비록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지만, 이런 작은 일상 마저 행복한 신혼이라는 것을 카무이와 나는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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